블로그를 한 번 시작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재택근무를 시작했다!
아, 물론 어느정도 핑계라는 건 나도 알고있지만 :) 재택근무는 생각보다 별로였다.
하루종일 일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일하면서 '집에 가고싶다.'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집이라는 것이 아주 슬펐다...
원래 집순이가 아닌 나는 정말 더더욱 찬란한 햇빛과 예전과 다르게 훨씬 더 평온해보이는 바깥 풍경이 더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. 물론 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로 만들어진 평온함 고요함이기 때문에 마음껏 행복하게 바라볼 수 없다는 것도 참 안타깝다.
어릴 때부터 상상해왔던 재택근무는 왠지 굉장히 여유로운 도시 여자가 된 기분일 것 같았고 선진화된 시대에 앞서나가는 임원이 된 것만 같을 줄 알았다. 하지만 현실은 오피스에 있었다면 10분만에 수정, 업데이트까지 마쳤을 일도 돌아 돌아 1시간이 걸리는,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하는 단계라니! 회사 생활에 굉장히 많은 추억을 안겨주는 시기가 될 것 같다.
이만하면 좋은 추억으로 끝날 수 있겠다 싶었는데... Lock down이 4월 14일까지로 연장되었다. 얼마 전 Last Working Day가 4월 29일로 확정되었고 곧 그 날짜가 다가오는데 이러다 마지막 인사도 화상으로 하게되는 건 아닌가 싶어 조금은 속상하다. 2년 가까운 시간동안 정말 수많은 포지션을 거치면서 참 많이 정 들었던 팀이였는데 그냥저냥 그만두고싶지는 않단 말이지.. 마지막까지 오피스를 그리워하며 한 번쯤 내 지난 2년을 되돌아보고 싶었는데 하루빨리 안정되어서 Lock Down이 풀리길 바라!
며칠 전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내 친구가 연락이 와서는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 없는지 물어봤다. 친구는 여행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보니 찾는 고객도 거의 없고 가족들을 계속 걱정하게 만들 수 없어 돌아가려 한다고 했다.
친구 말로는 말레이시아 한인회에서 전세기 이용을 원하는 사람 명단을 따로 받아 한국으로 입국을 할 수 있다고 하던데 실제로 오늘 3월 28일부터 Airasia 모든 비행편을 중단한다는 공고가 나왔다. 게다가 회사 오빠 한 명도 전세기 신청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. 한 번 탑승하는데 2900링깃 정도라고 하던데.... 이제 한국에 가고 싶어도 전세기가 아니라면 갈 수 없는 상황이라니...
심지어 내가 약 1달 전 한국에 다녀왔을 때는 한국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나만 14일 자가격리 생활을 했었는데 이제 정반대의 상황이 된 것 같다. 아무쪼록 한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조금 진정된 것은 정말 다행이지만 전세계가 아주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 아주 작은 '바이러스' 때문이라니 참 안타깝다. 코로나 바이러스 19가 발병한 이후 전세계 환경 오염 지수가 굉장히 많이 낮아졌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곧 깨끗한 공기 맑은 햇살 아래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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