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번에 새로운 집으로 이사 오면서 이케아에서 키우기 쉬운 실내 식물 '스킨답서스'를 데려왔다. 

한국에서는 항상 강아지가 쫄래쫄래 집에 있어서 밥도 주고 똥도 치워주고 쑥쑥 크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.. 

말레이시아로 온 후에는 아무래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보니 미안한 마음에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계속 무언가를 키우는 데 있어 갈증이 있었다. 

 

그러던 중 이케아 어두컴컴한 컨테이너 사이에서 실내 식물을 팔고 있길래 이 생명을 내가 한 번 키워보자는 마음으로 집에 데려왔었다. 처음 이 아이를 데려올 때에는 정확한 이름도 모르는 상태로 '어떻게든 키워지겠지 키우기 쉽다는데 뭐..'라는 생각이었다. 

그런데 데려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잎이 시들기도 하고 뿌리가 썩는 것 같기도 하고.. 불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검색을 해보던 중 '스킨답서스'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.

 

아직도 잎이 노란 내 스킨답서스....

 

제대로 케어하는 방법을 몰랐던 나는 이제서야 스킨답서스 키우는 방법에 대해 찾아보고선 낮에는 직사광선이 들지 않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놓아주고, 밤이 되면 이슬을 맞지 않도록 방 안에 들여다 놓고, 습한 것을 참지 못하는 식물이니 흙 상태도 계속해서 확인하면서 돌보아주고 있다. 

 

돌이켜보니 한국에서는 엄마가 키우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식물들과 구피들에게 큰 관심을 주지 못했었다. 오직 내 눈앞에 활발하게 살아있는 것 같았던 강아지들에게만 사랑을 퍼다 주었는데 식물, 구피들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. 왠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에는 그 소중한 생명들에게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. 

 

참 신기하게도 여기, 말레이시아에 오고 나서는 배우고 느끼는 부분이 정말 많다. 한국에 있을 때는 집안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그 많은 식물에게 단 한 번도 스스로 물을 줬던 적도 없었는데... 아, 부모님이 길게 여행을 떠나면서 당부하셨을 때를 제외하고..! 역시 내가 경험해보고 시도해봐야 그제서야 보이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. 작은 식물 하나를 키우는 것도 직접 해보아야 시야가 넓어지는 것처럼 말이다. 

 

혹시 해외 생활이 아직 겁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두려워말고 얼른 경험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. 마치 내가 단순히 스킨답서스를 키우는 경험을 통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는 것처럼 어마어마하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... :) 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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